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처음 도입된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 Semi-Automated Offside Technology)은 기대 이상의 효과로 오프사이드에 관한 판정 논란을 완전하게 잠재웠다. 손흥민, 황희찬이 뛰고 있는 EPL에서도 다음 시즌 SAOT 도입에 합의했다며, 내년 9월 이후 실제 적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잇달아 도입하고 있는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은 어떤 원리로 판단하는지,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란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은 경기장 지붕 밑에 설치된 12개의 추적 카메라를 통해 그라운드 위의 모든 선수의 움직임, 볼의 움직임을 수집한다.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프사이드 상황이 전개되면 VAR 심판에게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여기서 왜 자동이 아닌 반자동인지에 궁금증이 들 수 있다. 그 이유는 국제 축구 연맹(FIFA)은 이 기술이 확인용 도구로 사용될 것을 명시했다. 즉, 최종 판정은 그라운드 위에 있는 심판에게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SAOT가 오프사이드를 선언해도 주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하지 않으면 무효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카타르 월드컵, 아시안 컵에서 확인했다시피 모든 심판들은 SAOT의 판정에 따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주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을 경우, 애니메이션으로 오프사이드 상황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SAOT는 시청자들이 보다 이해하기 쉽게 다양한 각도에서 오프사이드 장면을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고 이를 각 방송국에 전달하게 된다.
인공지능의 힘
향후 축구 산업의 키가 될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은 어떠한 기술이 사용되었을까. 그것은 바로 국제축구연맹이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이라고 명명한 휴먼 인 더 루프 머신 러닝(HITL ML)이란 기술이다.
휴먼 인 더 루프 머신 러닝이란, 학습과 조정, 검수가 포함된 선순환 루프를 통해 인공지능 모델이 정확한 데이터 작업을 학습하는 것을 말한다. 머신 러닝은 인간의 뇌보다 매우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항상 완벽할 수는 없기에 데이터 정제와 라벨링 과정에서 인간과 기계가 협력하여 데이터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유지하고 모델을 개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AI모델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높은 품질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즉, 오프사이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IoT가 적용된 축구공 "알 리플라 프로"와 경기장 지붕 밑에 설치된 12대의 카메라를 통해 공의 움직임, 선수들의 움직임의 데이터 소스를 사용해 더욱 정확하고 유의미한 결정과 분석을 반영해 오프사이드 판독을 실행하게 된다.
인공지능이 축구 산업에 미칠 영향
SAOT는 VAR에 비해 분석 및 결정 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사용된 VAR의 경우에는 시간이 매우 지체되 경기의 흐름이 끊어진다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SAOT는 VAR에 비해 확연히 결과 판정 속도가 빠른 것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확인되었다. 오프사이드 판독뿐만 아니라 경기 플랜을 짜는데 큰 역할을 할 전술 분석 인공지능 또한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 축구에서는 선수 개개인의 역량보다 전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리버풀 등의 빅클럽들은 전술 분석 인공지능으로 상대방의 전술을 분석하고 그에 맞춰 경기를 준비한다. 경험이 풍부한 코치들조차도 모든 패턴의 전술을 분석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전술 분석 인공지능의 역할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 분명하다.